경제위기 전에는 어떤 신호가 나타날까? 살펴볼 경제지표

 

뉴스에 ‘위기’라는 말이 나오기 전, 경제는 먼저 흔적을 남긴다


경제위기는 보통 지나고 나서야 명확하게 보입니다.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며 실업 문제가 뉴스에 등장하면 사람들은 그제야 "경제가 좋지 않구나"라고 느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경제와 금융시장에서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작은 이상 신호들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하나의 지표만 보고 경제위기를 단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국제결제은행(BIS) 역시 금융위기 조기경보 지표는 확정적인 위기 예측이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점검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신용 증가, 부동산 가격, 부채상환 부담처럼 서로 다른 지표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평범한 개인도 확인할 수 있는 경제위기의 대표적인 사전 신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가계와 기업의 빚이 경제보다 빠르게 늘어난다


경제위기를 살펴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할 만한 것은 부채입니다.

빚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기업이 돈을 빌려 공장을 짓고 새로운 사업에 투자한다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가계 역시 주택 구입이나 필요한 소비를 위해 대출을 이용합니다.


문제는 소득과 경제성장 속도보다 부채가 지나치게 빠르게 증가할 때입니다.


BIS가 금융위기의 대표적인 조기경보 지표 가운데 하나로 사용하는 것이 바로 신용갭(Credit-to-GDP gap)​입니다.


쉽게 말하면 민간 부문의 빚이 경제 규모와 비교해 장기적인 추세보다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과거 금융위기 연구에서도 이러한 신용 지표는 은행 시스템의 위험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지표로 평가돼 왔습니다.


이때 확인할 것

가계대출 증가 속도

기업부채 증가 속도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빚이 늘어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빚을 감당할 소득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가입니다.



대출신청서
주택담보대출



부동산 가격이 소득과 동떨어져 빠르게 상승한다


두 번째는 부동산입니다.


집값이 오른다고 경제위기가 오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주택가격 상승과 함께 대출까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 사람들은 더 많은 빚을 내서 주택을 구입하게 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집값 상승 → 대출 증가 → 주택 수요 증가 → 다시 집값 상승

이라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거나 경기 상황이 악화되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BIS 연구에서도 신용 관련 지표와 부동산 가격 정보를 함께 활용하면 금융위기 위험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집값이 많이 올랐다"보다 집값과 부채가 동시에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채규모
집값안정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는 부담이 빠르게 커진다


부채 규모만큼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매달 실제로 얼마를 갚아야 하는가입니다.


BIS에서는 이를 살펴보기 위해 DSR, 즉 부채상환비율을 중요한 금융위기 조기경보 지표로 활용합니다.


DSR은 소득 가운데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데 들어가는 비중을 보여주는 개념입니다. BIS 연구에서는 DSR이 특히 비교적 가까운 시기의 금융불안을 포착하는 데 유용한 지표로 평가됐습니다.


예를 들어 소득은 그대로인데 금리가 상승하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외식과 여행을 줄입니다.


그다음에는 자동차나 가전제품 같은 고가 소비를 미룹니다.


기업 역시 이자비용이 커지면 신규 투자와 채용에 보수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결국 금융의 문제가 소비와 고용을 통해 실물경제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다


경제뉴스에서 가끔 등장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


일반적으로 돈을 오랫동안 빌려줄수록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은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상황에 따라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를 장단기 금리 역전이라고 합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구에서도 장단기 국채금리 관계를 활용한 일부 금리 스프레드 지표가 경기침체를 예측하는 데 의미 있는 선행정보를 제공한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합니다.


금리 역전 = 곧 경제위기 발생

이라는 공식은 아닙니다.


금리 구조에는 중앙은행 정책, 인플레이션 전망, 채권 수요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금리 역전은 위기 확정 신호라기보다 시장 참여자들의 경기 전망이 상당히 조심스러워지고 있다는 신호 중 하나로 보는 편이 적절합니다.




장단기금리
금리역전



기업들이 투자와 채용부터 줄이기 시작한다


경제가 둔화되기 시작하면 기업들은 미래의 매출을 걱정합니다.


그러면 가장 먼저 조정하기 쉬운 부분부터 움직입니다.

신규 채용을 늦추고

설비투자를 연기하고

광고비를 줄이고

재고를 조절하고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대규모 해고보다 신규 채용 감소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평소 100명을 채용하던 기업이 50명만 채용한다고 해서 실업자가 즉시 50명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체감경기는 아직 괜찮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여러 업종으로 확산되면 취업시장과 소비에 영향을 주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경제 상황을 볼 때 실업률만 확인하기보다 기업들의 채용 계획, 투자 계획, 신규 주문 등의 방향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한다


경제는 결국 사람들이 돈을 쓰면서 움직입니다.

그런데 미래가 불안하다고 느끼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현금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외식을 줄이고

여행을 미루고

자동차 교체를 늦추고

가전제품 구매를 미루게 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 감소 자체보다 왜 소비를 줄이는가입니다.


소득이 줄어서인지, 물가가 너무 올라서인지, 대출이자가 부담스러운지, 앞으로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인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특히 소비심리 악화가 실제 소매판매 감소와 기업 투자 위축으로 연결되기 시작한다면 경기 둔화 가능성을 조금 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비심리
소비심리악화



여러 위험 신호가 동시에 나타난다


사실 가장 중요한 신호는 마지막입니다.


경제위기는 하나의 숫자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집값이 떨어졌다고 반드시 경제위기가 오는 것도 아니고, 주가가 하락했다고 반드시 경기침체가 시작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채는 높은데

대출이자는 증가하고

부동산 가격은 흔들리고

기업 채용은 감소하고

소비심리는 악화되고

금융시장의 위험회피까지 커진다면

개별적으로 보였던 문제들이 서로 연결되기 시작한 것일 수 있습니다.


BIS 역시 신용, 부채상환 부담, 자산가격 등 여러 지표를 함께 분석하는 것이 금융 취약성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금융위기는 드문 사건이기 때문에 조기경보 지표를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투자심리
BIS



그렇다면 개인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경제위기를 정확한 날짜까지 맞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개인에게 더 중요한 것은 위기를 예언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가 나빠져도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두는 것입니다.


먼저 자신의 월 고정지출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출 원리금

주거비

보험료

통신비

자동차 유지비

각종 구독료

이 가운데 소득이 줄어도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 보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무리한 레버리지를 조심하는 것입니다.


자산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시기에는 빚을 이용한 투자가 매우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면 손실뿐 아니라 이자 부담까지 동시에 발생합니다.


세 번째는 비상자금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경제가 좋을 때는 현금이 수익을 만들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예상하지 못한 실직, 소득 감소 또는 긴급지출이 발생했을 때 현금성 자산은 중요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경제위기는 ‘한 가지 신호’로 오지 않는다


경제위기를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주식시장 폭락부터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폭락이 발생한 이후보다 그 이전입니다.


부채가 경제보다 빠르게 증가하는가


부동산 가격과 대출이 함께 과열되고 있는가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는가


금리시장에서 경기 둔화 신호가 나타나는가


기업들이 투자와 채용을 줄이고 있는가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신호들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가


이 질문들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경제를 바라보는 시야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경제위기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경제가 보내는 신호를 이해하고 자신의 부채와 현금흐름을 관리하는 사람은 예상하지 못한 경기 악화가 찾아왔을 때 조금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습니다.




국제결제은행(BIS) 금융위기 조기경보 지표 및 신용·부채상환비율 관련 연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경기침체와 금리 스프레드 관련 연구

※ 이 글은 경제 및 금융 정보를 이해하기 위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 또는 투자 결정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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